지난 2009년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형을 받기도 한 그는 지난해 이병헌의 전 여자 친구를 내세워 돈을 요구하고 드라마 촬영장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 올 1월 명품 시계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였다.
당연히 강병규에 대한 비난 여론은 들끓었고, 대중의 사랑을 받던 방송인이 범죄자 취급을 받게됐다.
그런 그가 한달 뒤 자신의 트위터에 뜬금없이 동료 야구선수였던 양준혁에 대한 비난 글을 올렸다. 과거 선수협의회 결성 과정에서 불거진 선수 방출과 이적문제에서 양준혁이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강병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수시절 선배인 이종범을 향해 “억대 금전사고가 있다. 창피하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선수협 공금손실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의혹도 제기했다.
강병규가 전 동료들을 향해 공세를 높이자 그에 대한 대중의 비난은 냄비 식듯 식고, 선수협 구성 및 이적 등 강병규 발언의 사실 여부에 대해 여론이 끓기 시작했다.
강병규가 양준혁·이종범과 어떤 악연이 있었길래 비난을 펼쳤고, 누구 말이 맞는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독설이 대중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 효과를 발휘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 정치권이 10·26 서울시장 재보선과 국정감사로 뜨겁다. 두 이슈는 정국 주도권과 내년 총·대선과 관련이 있어 유권자의 지지를 받아내기 위해서라도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야가 불과 두달 전만 해도 강하게 부르짖던 '반값 등록금'·'비정규직 문제' 등의 이슈는 후순위로 처진 지 오래다. 이미 정부·여당이 면피용 해결책을 내놨고,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슈론 이미 단물이 다 빠져 더 이상 매달릴 필요가 없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권은 정책 이슈를 수도 없이 전환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대중적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좋은 이슈는 선점하기 위해 복마전을 벌인다. 그러다 또 새로운 이슈가 나오면 과거 이슈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던진다.
하지만 이는 사장된 이슈에 희망을 걸고 지지를 보낸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들의 허탈감과 배신감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18대 국회는 불과 7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권이 기존에 국민들과 맺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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