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연차총회 및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에 체류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페어몬트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라가르드 총재가 양자면담에서 IMF가 아시아 신흥국과 협력할 때 어려움이 생기면 한국에 요청 할테니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아시아 역내 금융안전망 구축 문제에 대해 IMF가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조율이 잘 안되는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염두한 것 같다”며 “지난해 유럽 쿼터를 개혁한데 대해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트로이카로서 IMF와 신흥국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재정위기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의제의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재정위기 여파가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IMF의 기능을 강화하고 아시아의 경우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지금까지 도출된 합의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 IBRD 연차총회 연설에서 탄력적 대출제도(FCL)와 예방적 대출제도(PCL)를 채택한 바 있다.
무디스와 S&P등 신용평가사로부터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신평사와 비공식 면담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바 있는 무디스는 지금도 한국의 모든 상황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총평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외부채와 공기업 부채 리스크가 3년 전에 비해 감소됐고 지금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와 복지지출 증가가 재정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장관은 “우리 쪽에서는 가계부채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고 또 연착륙 방안을 내놨다는 점, 복지지출 관련해서는 통합재정수지가 아닌 관리대상수지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무디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친 소회에 대해서는 “재정위기가 불거진 중요한 시기에 회의에 참석했고 개인적으로는 첫 국제무대 데뷔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사명감이 컸다”며 “의제는 미리 조율했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과 합의문을 만들었다는 점은 의미가 컸다”고 밝혔다.
또 “G20재무장관회의에서는 원래 공동선언문 채택이 계획에 없었는데 프랑스가 공동선언문을 준비해왔다”며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시장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다는데 동의한 점이 성과”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해 연평도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S&P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를 하면서도 ‘북한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지 않았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그는 “S&P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변화를 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북한리스크를 꼽았다”며 다른 신평사에 비해 특히 북한리스크를 중시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S&P는 6년째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어 “북한 관련 리스크는 상당기간 동안 고유의 위험으로 존재해 사실 하루아침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뜻을 S&P에 전달했다”며 북한리스크를 제외하고 평가한 또 다른 버전의 신용등급을 내든지 각주에 다는 형식을 제안했더니 검토해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치와 S&P는 조만간 서울에서 연례협의를 개최하고 무디스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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