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서 계약률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청약률이 좋아도 정작 계약률이 저조하면 업체의 홍보는 ‘공치사’가 되고, 미분양을 떠안게 된다.
극심한 부동산경기 침체로 최근 신규 분양단지들은 얼마정도의 미분양이 발생하기 일쑤다. 청약률이 높은 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당첨자 중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3순위에서 접수한 ‘허수요자’들이 많아져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계약률을 기록한 분양단지는 신이 난다.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계약률이 70%대 이상만 되도 “계약률 고공행진”이라며 자화자찬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률이 80~90%대를 육박하게 되면 업계에서는 “사실상 분양 완료”란 말이 나오기도 한다. 분양업체가 10%대의 계약률을 높여 불렀다고 가정을 해도, 70~80%대 이상만 계약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했다는 분석이 된다.
실제로 한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본부장은 “아파트 분양이 75% 정도만 이뤄져도 보통 건설사의 현금흐름(cash-flow)은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나머지 미분양 물량은 어떻게 되냐는 것.
경기 침체에 많은 건설사들은 ‘이익 절감을 통한 저렴한 가격의 주택 공급’을 제창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느 정도의 미분양 물량은 감안한 다음에 이뤄지는 계산이 아닐까.
일단 많이 지어놓고 그 중에 수지타산만 맞추면 된다는 식의 사고는 버려야 한다. ‘사실상’ 분양 완료가 아닌 ‘실제’ 분양 완료를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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