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입장에선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선거지원이 절실한 입장이다. 통상 재·보궐선거는 집권 여당에 불리한데다 이번 보궐선거는 어느 때보다 힘든 승부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 후보로 확정되면 박 전 대표에게 선거지원을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둔 상태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복지 논쟁과 관련, 당론이 정해진 뒤에 지원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이 공식 후보가 되고, 내달 초 복지당론이 결정되고 나면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높다.
박 전 대표는 과거 당 대표 시절 각종 선거에서 불패 신화를 만들어내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는 지원 유세 도중 피습을 당하고도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사실이 알려지고 당시 열세였던 대전시장 선거 판세를 역전 시킨 바 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치러진 각종 재·보선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 이어 지난 4.27 재·보선 지원유세에 전혀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서울시장 보선 지원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기대감은 여전히 박 전 대표에게 쏠려있다.
한편 나 최고위원과 박원순 변호사(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간의 정책대결이 본격화한 가운데 첫 충돌은 한강 수중보 철거 여부를 놓고 벌어졌다.
25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제3회 서울수복 기념 해병대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나 최고위원은 박 변호사가 최근 수중보 철거를 시사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박 변호사는 지난 23일 서울 암사동 생태습지 현장을 방문, 한강르네상스 등 오세훈 전 시장의 주요 역점사업에 대한 재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보(洑)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건데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보를 없애면 다른 문제는 없느냐”며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 최고위원은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변호사보다 10%포인트 가량 뒤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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