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실망감과 유럽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가 1700선 아래로 급락하면서 금융위기에 더욱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인 29일 독일 의회의 그리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이 긍정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글로벌 위기극복을 위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탓으로 다시 하락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MF 연차총회에서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할 구체적 금액 확충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29일 獨의회 EFSF 분담액 증액안 주목
앞서 IMF 연차총회에 참석한 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4400억 유로의 EFSF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EFSF 규모가 5배 가량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로존 정책 입안자들이 EFSF를 확대하면 유럽 주요 국가인 프랑스, 독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알맹이 없는 선언적 공조보단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유로존에 공급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이번주 그리스에 대한 IMF, EU, ECB 일명 트로이카 실사가 재개된다. 오는 29일 예정된 독일 의회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일 의회는 이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를 늘리는 방안에 대하 표결을 진행한다.
◆ 코스피 저점 예측 불가 "시계제로"
현재 증권가가 예상하는 코스피 저점은 1600선이다. 지금의 시장 상황이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단기 전망이 어렵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유럽 사태의 추가적인 불확실성, 기업이익 둔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1600∼1950 구간에 있을 전망"이라며 "금융위기가 터진다면 이론적으론 주가수익비율(PER) 7배에 해당하는 1445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부도가 발생하면 유럽계 자금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어 현재 상황에서의 저점 전망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 역시 "공식적인 코스피 저점은 1600선이지만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각국의 정책에 따른 시장의 추세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향후 국내 증시는 유럽과 미국의 정책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유럽이 금융기관 PIIGS(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국채 매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위기가 다른 자산과 실물경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조익재 센터장은 "유럽이 강력한 대응책으로 금융위기를 막는다면 현 주가가 사실상 바닥"이라며 "추가 하락으로 적정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극단적인 수준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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