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프리미엄 위험신호…외국계 자금 이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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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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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등 종합대책 서둘러야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코스닥시장이 26일 장중 8.5%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미국-유럽 발 재정위기가 한국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기대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도 실망스러웠다. IMF는 지난 24일 워싱턴 D.C.에서 끝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를 해결할 구체적 알맹이는 빠졌다.

2008년 리먼 사태의 주범은 부동산대출 부실이지만 이번 위기의 근원지는 과도한 정부부채다.
정부는 리먼 사태 때와는 달리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환율·주가 등 각종 금융지표가 리먼 사태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고도 3000억 달러 선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 보유고는 4월 처음으로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8월 말 기준으로 3122억 달러였다. 외환 당국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급등하는 환율 방어를 위해 추석 연휴 이후 최고 300억 달러를 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외환보유고는 3000억 달러 돌파한지 5개월 만에 다시 2000억 달러대로 내려앉는 셈이다.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23일 뉴욕시장에서 202bp(1bp=0.01%)로 얼마 전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프랑스 197bp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 22일 처음 역전현상을 보인 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한국 시장을 위험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CDS 프리미엄이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은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을 육박하고 있다. 한국의 부도 위험이 급격히 커진 것은 금융시장이 크게 취약해진 탓이다. 유동성 지표에 비상등이 커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충격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유로존의 도움으로 겨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겨우 모면하고 있다. 그 여파는 국채만기를 앞둔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위태로운 유로존 공조가 깨져 그리스가 디폴트 선언을 하거나 유럽 금융기관의 파산이 현실화되면 한국 금융시장이 지금보다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총선, 대선이 맞물린 선심성 복지포풀리즘이 기승을 부리면서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측근 비리로 인해 벌써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나 정치권의 리더십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외국계 자금, 유럽계 자금의 갑작스런 이탈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한국이 긴급한 상황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더욱 악화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주식, 채권, 외환차입금 등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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