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이날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7월 12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32년만에 처음으로 25톤(t)의 금을 매입했다.
6월과 7월 두 달에 걸쳐 분할 매입한 금의 평균 가격은 1500달러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8월말 현재 한은의 금 보유 규모는 39.4톤(시가 23억1000만 달러, 장부가 13억2000만 달러)으로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다.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금값은 온스당 279달러에서 1639달러로 10년간 6배나 올랐으나 올해 6월 이전까지 한은의 금 매입 실적은 전무했다”며 “한은은 오히려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 이상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기존 보유량의 두 배에 달하는 금을 한꺼번에 매수하는 등 전략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한은이 외화자금국을 외자운용원으로 격상해 투자운용부 운용4팀에 통화, 금 및 유동성 자산 운용을 전담시켰으나 운용4팀 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며 “실물자산을 관리하는 전문성을 가진 운용인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오제세 민주당 의원도 “전문가 평가에 따르면 지금 시점에 금을 사는 건 뒷북을 치는 것과 같다더라”라며 매입 시기 ‘실기’를 지적했다.
이강래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위기에 빠졌던 아픈 경험 때문에 외환보유액의 ‘보험’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외환 포트폴리오 정책 구축을 위해 유로화 등 기타통화와 금 등 외환 보유자산의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중수 한은 총재는 “한은이 금을 매입한 것은 4~5년 이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한 것”이라며 “지금 금 가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금값이 이틀 새 온스당 170달러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잇는 데 대해 김 총재는 “몇일 금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한은의) 매수가보다 높다”면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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