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美만화 ‘심슨가족’에 특별출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5일 밤(현지시각) 미국에서 방영된 미 TV만화 ‘심슨 가족(The Simpsons)’에 특별출연했다고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북한테크’ 등이 전했다.

28일 북한테크 등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등장하는 이 에피소드는 ‘심슨가족’의 23번째 판에 실린 것으로, 웨인이라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북한수용소에 수감됐을 때 이야기를 다룬다.

웨인은 당시 북한이 자신의 젖꼭지에 자동차 배터리를 물리는 고문 방식을 동원해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뮤지컬을 쓰도록 강요했다며 자신이 쓴 뮤지컬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키가 작다고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는 제목의 이 뮤지컬은 매우 젊어 보이는 김 위원장이 인공기가 새겨진 버스에서 내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서류가방을 든 김 위원장이 키가 큰 외국인에게 다가가 “왕궁이 어디냐”고 묻자 외국인은 ‘왜 왕궁을 찾느냐’고 되묻는다. 김 위원장이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고 대답하자 외국인은 “당신은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며 비웃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 사람들 생각은 다르다”며 그에게 갑자기 합창단 공연을 보여준다.

공연에서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제목의, 김정일 영문이름(Kim Jong-iL) 철자에 가사를 붙인 노래가 나오는데 텅 빈 객석에서 김 위원장 혼자 손뼉을 치며 감상한다.

그러나 정작 가사는 “K는 북한지역, I는 그가 금지한 인터넷, M은 행방불명된 수백만의 사람…” 등 김 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비꼬는 내용으로 돼 있다.

1989년 12월17일 미 폭스방송에서 첫 전파를 탄 심즌가족은 현재 40∼50개 이상의 외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