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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비관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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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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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부터 OT 실효성 논란도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 경제가 이미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져들었다는 비관론과 성장과 침체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지난주 발표한 추가 부양책인 '오퍼레이션트위스트(OT)'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한창이다.

◇루비니 "美 경제 이미 심각한 더블딥"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미국이 이미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전날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딜메이커서밋'에 패널로 나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다시 침체로 들어서고 있다"며 "각종 지표를 보면 미국은 이미 침체에 빠졌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대다수와 영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만 해도 전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같은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5.4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2년래 최저치에 가까운 수치로 30년래 최고 수준인 실업률이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로존에서는 국제사회가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이 재정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루비니는 "이 시점에서 문제삼아야 할 것은 경기침체의 재발 여부가 아니라, 침체의 강도나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라며 "유로존의 공조 대응 여부 등 유로존의 상황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정책적 실탄은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같은날 CNBC에서 "미 경제가 유럽보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나라가 많지만, 미국에는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뉴욕처럼 그리스보다 크면서 경제적인 문제도 많은 주(州)가 많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연방정부만큼이나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연방銀 "美 경제 성장-침체 기로"
로이터에 따르면 하비 로센블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리서치 책임자는 전날 샌안토니오 상공회의소가 연 한 포럼에서 "미 경제는 정체됐다"면서 "우리는 지금 좀 더 빨리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올바른 길로 가지 못할 티핑포인트(극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로센블럼은 "미 경제는 지금 성장과 수축이라는 양날 사이에 서 있으며 만약 계기판이 이 상황을 보여준다면 모든 수치들이 '위험 경고'를 나타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이라는 경제적 '엔진'은 그간 모멘텀을 잃어왔으며 앞으로 더 악화된 모습을 보일수도 있는 한편, 인플레이션 위험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로센블럼은 "우리는 '제2의 대위축(the Second Great Contraction)'의 한 가운데 와 있다"면서 "환자는 아직 병원에 있지만 처방약을 먹어도 병이 낫지 않고 있다"고 비유했다. '제2의 대위축'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이후 나타난 경기 침체 상황을 일컫는 말로 1930년대 대공황을 '제1의 대위축'으로 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낙관론도 나온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같은날 잭슨빌월드어패어카운슬(WAC)에서 가진 회견에서 "미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제 더블딥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 전망에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T' 실효성 논란도…추가 조치 촉각
연준이 지난주 내놓은 OT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논란이 일면서 추가 조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라스 연은 총재는 같은날 연설에서 OT가 "전략적 결정의 산물"이라면서 "소기의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치가 고용 회복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OT는 연준이 경제 악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현금을 비축할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 아니라 은행 실적에도 압박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록하트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전이 메커니즘이 다소 손상된 상태"라며 "OT의 긍정적인 효과가 적당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OT가 물가상승 압력을 상당 부분 떨어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30년 후 물가상승률 가늠자인 30년 만기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한 달 전 2.73%에서 전날 1.85%까지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는 1년래 최저 수준으로 연준의 암묵적인 목표치인 2%를 밑도는 것이다.

이에 반해 리처드 길훌리 TD증권 투자전략가는 5년 만기 미 국채와 TIPS간 스프레드 역시 지난 한 주간 1.63%에서 1.31%로 떨어진 데 주목했다. 그는 이 수치가 디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8월의 1.15% 아래로 밀리면, OT는 경기부양 효과가 없으며 미국은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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