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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방혜자화백이 29일 갤러리현대 본관전시장에서 오는 10월4일부터 여는 '빛의 울림' 개인전을 앞두고 대해 50년간 천착해온 빛 그림에 대해 설명 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작은 빛 한 점을 그리는 것이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제 그림을 통해 많은 분께 평화, 사랑, 기쁨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제 화업 50년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재불 원로화백 방혜자(74) 씨는 '빛의 화가'로 유명하다. 50여년간 빛에 대한 느낌을 화폭으로 옮기는데 천착해왔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를 졸업후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벽화를 공부한 방화백은 61년 도불이후 지난 50년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계속해왔다.
방 화백의 빛에 대한 탐구는 부드럽고 섬세한 색채와 함께 다양한 재료들의 실험과 단순 회화에 그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설치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두가헌갤러리에서 '빛의 울림'을 주제로 전시한다.
그동안 '빛의 숨결', '빛의 노래'시리즈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특히 그가 프랑스로 떠난 지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작업과 올해 신작 등 추상화 50여 점을 소개한다.
29일 갤러리에선 만난 노화백은 갸날프고 고운 소녀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여덟 살 때 우연히 개울가의 조약돌 위에서 햇빛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저런 것도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게 빛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계속 탐구하는 계기가 됐었지요."
작품은 모두 닥지와 천연염료를 사용한다.
방화백은 "스며들고 우러나는 닥지야말로 무궁무진한 테크닉을 가능하게 한다"며 닥지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빛을 표현하는데 닥지만큼 안성맞춤인 재료가 없다"면서 "서로 어울려서 신기한 색이 나오는 재료로 더욱 신비롭다"고 했다.
닥지와 부직포로 만든 푸른 색감으로 가득한 작품은 고요하면서도 파동이 일듯한 빛의 숨결로 잔잔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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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현주기자 |
칠순을 넘긴 지금까지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방화백은 "주변에선 쉬라고 하지만 나는 쉬는게 그림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프랑스인과 결혼해 아이 젖먹이는 시간 사이사이에도 그림을 그려었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남편은 파리에서 대학교수를 역임한후 현재 프랑스 한국학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중 방화백은 오늘 남편이 파리에서 들어온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방화백은 "그림에서 에너지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내겐 오히려 그림이 치유의 대상이 되었다"면서 "온마음으로 사랑과 평화를 담고 조그만 기쁨이라도 전달할수 있을까 아직도 고민하고, 또 깨달으면서 오늘도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즐겁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 세상에 올 때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는데 제가 세상에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빛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위로받고 치유되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기고 미술반시절 김창억선생이 "그림은 손으로 그리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그리는 것이라는 말씀을 아직도 새기고 있다"는 방화백은 "모두가 최고의 테크닉으로 앞서가고 있지만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학 윤명로 이우환 김봉태화백등 쟁쟁한 국내 원로화백들과 동기인 방화백은 장욱진 화백 제자다.
방화백은 "장욱진 선생이 대학미전때 상을 주셨고 또 용기를 주었다"며 "그렇게 시작한 그림을 통해 유럽에서 한국인으로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생활을 하고 있는 방화백은 현재 영은미술관에서 2000년부터 영구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10년째 영은미술관에서 작업하고 있다.
갤러리현대와의 인연도 깊다. 지난 1975년 갤러리현대 개관전에 참여하면서 6년만다 개인전을 열어왔다.
빛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다양하게 표현되는 이번 개인전에는 프랑스 다큐멘터리 작가 필립 몽셀이 방화백의 작품세계에 관해 제작한 '방혜자-빛의 노래' 다큐멘터리 영상을 10월 23일 오후 3시에 상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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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서 빛으로, 2009, 닥지에 천연채색, 165x107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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