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생태계에서는 소프트웨어(SW)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애플이 SW측면에서 다른 제품보다 탁월한 '아이폰' 단 하나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KT가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 활성화를 주도하는데 발 벗고 나선 배경이다.
이는 KT가 29일 밝힌 ‘SW 가치판단 혁신’, ‘SW 개발여건 지원’, ‘SW 시장진출 지원’을 골자로 하는 ‘3행(行) 전략방안’에서 잘 드러난다.
실제 KT는 전략 1행에 따라 SW를 용역개발의 하나로 인식해 SW 구매비를 인건비로 여겨온 관행을 버리고, SW의 미래성과 개발기업의 전문성 등을 기반으로 가격을 설정하는 가치구매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국내 기업은 SW를 하도급으로 여기는 데다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SW 개발업체에 SW 가치가 아닌 노동의 대가를 지불한다”며 “이 때문에 국내 SW업체들은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주문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느라 세계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치구매를 시행하기 위해 KT는 전담 평가조직을 신설하고 SW 가치평가 기준을 정립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 안에 가치구매 산정기준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하는 SW구매를 내년 300억∼500억원 규모로 시작해 2015년까지 연간 3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략 2행은 SW개발업체가 SW를 장기적으로 개발하고 유지·보수까지 담당하며, 사업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역시 SW업체가 하도급 업체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발주기업 1곳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SW처럼 세계적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다.
이 회장은 “용역계약을 하면 SW에 대한 소유권과 지적재산권이 발주사에 돌아가지만, KT는 개발업체에 이 권한을 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SW업체들이 1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T는 또 개발업체에 SW에 대한 유지·보수 권한을 주면 SW가 안정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가 경쟁입찰로 유지보수료를 낮춰 온 악습을 버리고 적정한 대가를 적용해 유지보수 품질을 높일 방침이다.
KT는 협력사에게 예측 가능한 정보를 주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수요예보제’를 하드웨어(HW)에서 SW로 확대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SW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큐베이션센터를 설립해 KT가 가진 지적재산권을 공동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략 3행은 SW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구축해 SW업체들의 세계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KT는 현재 기업 솔루션 오픈 마켓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각종 솔루션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SW에 주력하면서 전세계에 진출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의 SW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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