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중국 업체의 물량공세에 맞서 공격적인 가격운용 방침을 표명한 것이 발단이 될 조짐이다. 업계는 세계 메이저간 가격경쟁이 촉발돼 소규모 업체가 도태되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OCI는 지난 27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특정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으로 시장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며 여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며, 필요에 따라 선제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수동적 가격정책을 바꿔 적극적 공세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OCI는 중국 업체의 가격덤핑을 지목하면서도 “타겟은 따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 2곳이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폴리실리콘 메이저인 GCL과 LDK가 최근 급성장해 OCI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엔 OCI와 경쟁이 안됐지만, 최근엔 특히 GCL이 올들어 생산능력이 2배 이상 커졌고, 순도도 9-나인급 이상을 만들 정도로 기술력이 높아졌다”며 “그러다보니 OCI의 고객사 중 중국업체의 제품을 섞어 쓰겠다는 요구가 나오는 듯하다”고 전했다. 따라서 OCI가 방어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
폴리실리콘 선두 업체인 OCI가 가격경쟁에 가세함에 따라 햄록과 바커 등 다른 세계 메이저의 귀추도 주목된다. 이들 대형 업체들이 가격경쟁을 하면 태양광 폴리실리콘 시장에 한차례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시장 전문가는 “햄록과 바커 등도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OCI는 최근 증설을 통해 원가경쟁력과 물량을 갖춰 유리하다. 햄록과 바커도 최근 증설계획을 밝혔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OCI는 “단기적으로 실적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해 어느정도 출혈경쟁도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양광 단가가 내려가면 수요가 확대된다. 따라서 OCI는 가격경쟁 이후 시장이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OCI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벨류체인에서의 가격하락은 그리드패리티(태양광 발전단가와 화석연료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를 촉진시켜 시장 확대 가속화로 OCI에게는 더 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대형 업체가 가격경쟁을 하다보면 작은 업체들은 도태돼 내년 상반기까지 정리되고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부터 태양광 수요가 나오면 경쟁에서 살아남은 대형 업체들이 수혜를 본다는 시나리오 같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도 “햄록과 바커는 크게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 같지 않지만, 일단 선두업체들이 가격을 내리면 전체 가격이 내려가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태양광 경쟁의 시기가 본격 도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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