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부유층이 해외 부동산에 눈을 돌리면서 국내 시장에도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도 생겼다.
4일 중국 최대의 부동산 포털서비스 소우팡왕(搜房網)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인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달 말까지 약 3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조5800억원이 넘는다. 올해 전체로는 500억 위안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 부동산 투자회사인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 간 중국인에게 팔린 영국 런던의 부동산이 10억 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해외 투자 부동산펀드가 처음 생겼다. 최근 중국 정부의 허가를 얻은 누오안(諾安) 펀드는 약 15억~20억 위안을 모집해 해외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가을 부동산 전시회'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20여개의 부동산 개발 사업이 선보였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중국인 투자는 계속 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중국인이 소유한 국내 토지는 지난 2007년 말 232만㎡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336만㎡로 28%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외국인 소유 토지 증가율의 2배를 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자문 회사 알투코리아의 김태호 이사는 "현재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제주도나 부산 해운대 등에 위치한 별장 등 개인 단위 투자에 머물고 있다"며 "향후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부동산 개발 사업 쪽으로 중국인들의 투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