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매월 업계 내 400개 이상 기업의 구매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4일 발표한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 제조업 PMI는 47.5를 기록해 전월(49.7)보다 하락했다.
PMI 수치가 50.0 미만이면 제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음을, 이를 초과하면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는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둔화율이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신규 주문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 신규 주문 감소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둔화가 생산수준에 영향을 미치면서, 고객사들이 주문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응답자들은 “재고 수준을 관리하기 위해 기존의 완제품 재고를 활용했다”면서 “신규 주문 감소세와 완제품 재고 감소에 따라 9월 생산이 현저히 줄었다”고 답했다.
잔존 수주 역시 10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줄어든 정도는 소폭에 그쳤다.
제조업 고용은 증가세를 이었지만, 2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 수요가 줄어들면서 9월 구매 활동 증가율도 감소한 반면 공급업체 배송시간은 경미하게 증가했다.
제조업 구매 비용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이후 소폭 둔화됐으나 여전히 역대 조사결과 평균치를 웃돌았다.
생산가격 또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신규 주문이 치열하게 경쟁한 탓에 제조업체들이 고객에게 비용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되면서 가격 상승폭은 줄었다.
로날드 맨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경기 강세를 나타낸 한국 제조업이 현재 장기적인 경기 둔화에 접어들었다”며 원인으로 생산과 신규 주문의 지속적인 감소세를 꼽았다.
그는 이어 “이는 선진국 경제 약화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아시아로 확산되었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한국은행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생산 가격이 지난달에 거의 상승하지 않은 덕분에 금리 상승 압력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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