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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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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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사법 당국이 6일 외환카드 주가조작과 관련해 론스타의 유죄를 판결하면서 수개월간 끌어온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판결로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돼 긍정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상실에 따른 '조건없는'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명령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하나금융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론스타 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론스타의 '먹튀' 논란이 커질 경우 금융위가 또 다시 최종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은행의 주가 하락에 따른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과 가격 재협상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론스타 재상고 가능성은

론스타는 금융위로부터 적격성 충족명령을 받게 되면 외환은행 경영권을 잃기 때문에 ‘시간벌기’차원에서 재상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 측 변호인은 유죄판결 직후 재상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최근 밝힌 것도 하나은행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흐름이다.

론스타는 재상고 여부를 선고일로부터 일주일 안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주는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성사를 위한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다.

상황이 급변할 경우 하나금융으로서는 론스타의 유죄 여부를 떠나 또 다시 기약없는 법적 불확실성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론스타’부정적 여론, 금융위 결정에 부담될수도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론스타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내린 뒤 최종심사를 통해 조건없는 매각 명령 조치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연장계약안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도 론스타의 유죄판결 직후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분기 ‘먹튀’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론스타의 부정적 여론이 금융위의 결정을 제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변양호 신드롬’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미뤄왔던 금융위가 이 같은 여론을 극복하고 징벌적 매각을 강행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금융위가 징벌적 매각 명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금융권의 전망에 벌써부터 격앙된 모양새다.

이들은 그동안 “론스타가 유죄이므로 론스타 지분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배제한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맞물려 노조는 이달 중 대대적인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6일에는 15개의 보수단체들이 론스타의 징벌적 매각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론에 힘입어 정치권이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다른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하나은행에는 부담이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국내 우호적 투자자들의 외환은행 분산인수안을 언급했다.

◆론스타 ‘금융자본’발목 잡을까

그동안 시민단체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던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 문제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가 론스타의 대주주 충족명령을 거론하는 것은 일단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치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자본 여부의 판단기관이 명기되지 않아 일종의 ‘법적 불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난번 론스타가 '먹튀' 논란을 일으키며 외환은행의 고액배당금을 챙기기 전에 금융위는 당연히 ‘산업자본’여부를 판단할 권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 교수는 "판단 기관의 불비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 뒤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이 증명된다면 외환은행 문제는 인수계약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외환銀 가격 재협상도 관건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더라도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가격 재협상 여부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주당 1만4250원이던 당초 인수가를 재협상을 통해 1만3390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가가 지난 주말 종가 기준으로 최초 계약 당시 1만3000원의 절반 수준인 7750원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이 계약대로 외환은행이 매각되면 론스타는 약 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게 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만약 주가가 폭등해 론스타가 가격재협상을 주장했다면 우리가 따라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향후 재협상의 여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모든 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가격 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이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새 협상테이블을 마련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인수가격을 1조원 정도 깎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론스타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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