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에 원가압력… 미리 대비하자=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등 제빵 가맹점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최근 내년도 업무 추진비 등 비용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불경기의 여파도 있지만 우유뿐만 아니라 최근 원재료 값이 많이 오른 밀가루와 설탕 등의 공급가가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재료가 오르면 빵 가격도 올려야 할 것인데, 소비자를 직접 대하는 업종의 특성상 빵 가격 인상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룹 관계자는 “우유, 밀가루 등의 가격이 오르면 우리로선 직격탄을 입을 수밖에 없어 이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업무추진비 등을 대폭 감축하는 등 미리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말했다.
농심도 6월부터 급하지 않은 출장은 자제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안 쓰기 운동’을 하는 등 긴축경영을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주 원료가 옥수수가 아니라 밀가루여서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원가상승 압력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가격 인상 이전에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 다른 제과업계도 원재료 업체의 동향을 유의주시하면서 저층 엘리베이터 안 쓰기 등 절약 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인 긴축 경영 체제를 가동하지 않았지만 밀가루 등 원료 공급 업체의 동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유값만 문제 아냐” 밀가루 설탕값도 ‘포화상태’=우윳값 인상 문제가 대두했지만 밀가루, 설탕 등 식품 재료 제조사들도 원재료값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압력에 허덕이고 있다.
밀가루는 4월 원맥 통관 가격이 t당 370달러에서 현재 410달러로 올랐고 환율도 당시 1천100원 선에서 1천170원 선으로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밀가루 업계 관계자는 “4월 밀가루 가격이 평균 8∼9% 정도 올랐지만 당시 실제로 필요한 인상률은 17% 정도였다”며 “작년에는 밀가루 값만 뛰었지만 지금은 환율도 문제여서 계속 손실을 보면서 장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력분 1㎏의 출고가는 1천60원 선에 잡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빨리 안정되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설탕업계도 뉴욕선물거래소 기준으로 원당(1파운드)의 가격이 2월 초 30년 내 최고치인 36센트까지 올랐다가 이후 조금 안정되는가 싶더니 5월 반등해 30센트 선을 유지하고 있어 여유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재 1㎏에 1천430원 선인 설탕 가격도 조만간 인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계는 설탕 기본관세인하 문제 등 현안이 있어 당장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인상 얘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유도 두 달 전 원유 가격이 ℓ당 138원 올라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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