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불경기가 호전되고 있지 않으며 유럽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있는 시점에서 중국마저 경착륙하면 세계경제가 나락으로 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착륙은 한국경제에 직결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0.5%p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불을 당긴 것은 외국계 투자은행들이다. 국제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4분기 7.5%, 내년 1분기 7.5%, 2분기 7.7%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UBS워버그도 중국 성장률이 내년 1분기 7.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경제의 성장속도로 볼때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의 경착륙에 해당한다. 중국 경제의 최근 10년간(2001~10년) 평균성장률은 10.5%다. 2001년 8.3%를 마지막으로 한 해도 8%대 성장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분기 기준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8% 아래로 내려간 적은 2008년 4분기(6.8%)와 2009년 1분기(6.5%) 에 있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경착륙 우려의 근거로 수출둔화, 부동산 가치 하락, 지방정부 부채, 은행부실, 외화자금 경색 등을 들고 있다. 이중 지방정부의 대규모 부채 문제는 중국 당국의 최대 골칫거리다. 지난해 말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10조7170억위안(약 196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6.7% 수준이다.
지방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원인은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부동산경기 억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져 지방정부의 수입원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방정부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4조5000억위안(약 800조원)을 상환하지 못하면 은행권 부실을 촉발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마저 흔들릴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부실 문제도 중국경제를 비관하게끔 한다. 이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중국 당국이 지난 2008년말부터 은행을 통해 풀었던 주택건설 등 인프라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민생은행은 올해들어 지난 7월까지 대출 만기가 지난 미상환 대출 규모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상태다.
지난 10일에는 리앙(里昻)증권이 저장(절강)성 원저우(온주)시의 민간대출시장의 부실규모가 최대 500억위안(27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강하다. 낙관론의 근거는 서부대개발 등 중국대륙 전체의 잠재수요가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펼쳐온 긴축정책을 서서히 완화시킨다면 경착륙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
한편 11일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경제형세 분석과 예측-2011년 추계보고’를 통해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4%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9.2%로 예상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1.9%로 고점을 기록한 후 2분기 10.3%, 3분기 9.6%, 4분기 9.8%, 올해 1분기 9.7%, 2분기 9.5%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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