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사장들 내일 귀국 "공정위와 다음주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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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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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 요구에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밝힌 후 출국했던 백화점업계 CEO들이 대거 귀국길에 올랐다. 따라서 그동안 최고결정권자의 공백으로 진전을 보이지 못했던 공정위와의 수수료 인하 힘겨루기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 백화점 CEO들은 6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14일 일제히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들의 귀국으로 그동안 중단됐던 양측의 협의도 다음 주부터 본격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백화점 업계는 현재 극도로 긴장한 상태다.

실제 국내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다음 주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공정위와의 협의가 이뤄지겠지만 아직까지 공정위 측에서 협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CEO 긴급 소집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공정위는 백화점 업계 CEO들의 출국과 동시에 칼날을 뽑아 들었다. 백화점에 입점한 국내외 유명브랜드에 대한 실태조사에 전격 착수한 것이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10일 백화점 입점업체인 루이뷔통·샤넬·구찌·카르티에·아모레퍼시픽·제일모직·LG패션·MCM 등 8개 업체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계약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등 강한 의지 표명을 했다. 조사관들은 해당 업체의 관련부서 컴퓨터 파일과 서류 뿐 아니라 담당자들과 대면조사도 벌였다. 조사관들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은 수수료 실태와 인테리어 비용 분담 등과 관련한 내용이다.

공정위 조사는 그동안 중소납품 업체들이 백화점 업계가 자신들에게는 30~40%에 이르는 높은 판매수수료 이외에 각종 명목으로 판매비용을 전가하면서 유명 브랜드의 유치를 위해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백화점 측이 부담하는 등 많은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해 이뤄졌다.

때문에 공정위는 국내외 유명브랜드 입점업체들에 대한 실태를 파악한 뒤 중소 입점업체들에 대해서도 심층조사를 벌여 백화점과의 거래관계에서 불공정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달 30일 동반성장이라는 사회 분위기에 호응하겠다며 판매수수료율을 3∼7%포인트 내리는 내용의 인하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재고할 것을 요청했고, 백화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기야 공정위는 지난 5일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대표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압박(?)을 가했다. 중소 납품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해 달라는 만남이었지만 실제로는 공정위의 지시에 따르라는 뜻이었다.

이에 백화점업계 CEO들은 더 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다며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소비업자대회 참석을 이유로 출국해버렸다. 더 이상 협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CEO들이 출국한 틈을 타 백화점 입점업체들에 대한 강력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공정위와 백화점 간의 '힘 겨루기'는 조만간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와 함께 국세청도 칼을 빼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현재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최초 의도는 백화점보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불만을 조사하는 것이었다"며 "백화점 측의 강력한 반발이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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