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론스타의 대주주 충족명령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그간 지지부진했던 외환은행 매각을 측면 지원키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존중한 조건없는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총자산 112조원의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이 인수할 경우 4대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론스타 재상고 포기에 법적 확실성 확보
지난 6일 서울고등법원이 론스타에 유죄 판결을 내린 후 재상고가 가능한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마음을 졸였던 곳은 역시 하나금융이었다.
하지만 13일 론스타가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다음주 중으로 론스타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 사전 통지를 내리기로 하는 등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과 관련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9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에 대해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11월 말이 지나면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지분매매계약이 일방에 의해 파기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신속한 행보는 하나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지분매매계약을 인정하는 조건없는 강제매각 명령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론스타 산업자본 여부·매매가격 재협상 등 변수
물론 변수도 있다.
금융노조와 학계, 야당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론스타의 ‘산업자본’여부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 자체를 뒤짚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앞서 대주주 적격성을 묻는 충족명령을 언급하면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합의한 외환은행 매매가격도 문제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지난 7월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을 6개월 연장하면서 가격을 4조6888억원에서 2829억원을 깎아 4조4059억원으로 결정했다. 주당 1만3390원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주가가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주당 8000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어 가격 재협상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반대로 외환은행 주가가 크게 뛰어 론스타가 재협상을 추진한다면 받아들이겠냐”며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계약 당시 주가와 차이가 너무 큰 데다 론스타에 대한 ‘먹튀’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가격 재협상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한 하나금융, 금융시장 재편 이끌 듯
이같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총자산 112조원 규모의 외환은행과 200조원 규모의 하나금융이 합칠 경우 312조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332조원의 우리금융지주와 330조원의 KB금융지주에 이어 3위의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탄탄한 해외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하나금융의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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