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산업팀장 |
아이슬란드 정부는 긴급히 은행의 구조 및 정리를 통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아이슬란드 정부는 당시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되돌아 보고 있다. 회생 가능성이 있는 은행을 파산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 때문이다.
아이슬란드 사태가 남일 같지 않다.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 파산 이후 또 다시 7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저축은행 가운데 건전성을 자위하던 토마토저축은행, 제일 저축은행 등 7군데 저축은행이 결국 영업정지 됐다.
영업이 정지되던 날 서민들이 은행으로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태수습을 위해 은행의 철문이 내려지고 이를 보다 못해 경찰까지 출동해 질서를 바로 잡고서야 일단락 됐다.
이 같은 아수라장의 한 가운데 언론의 시선을 끄는 한 저축은행 회장의 행보가 있었다.
바로 토마토저축은행 신현규 회장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신 회장은 성남의 영업본점을 찾아가 예금을 인출하러 찾아온 예금자를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일부 예탁 고객들의 거센 항의와 시위로 인해 간신히 봉변을 면한 가운데 영업점을 빠져나왔다.
다른 6군데의 저축은행의 최대 주주들이 발뺌하기에 바쁜 가운데 신현규 회장만이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미 저축은행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어 결국 정부의 사태 수습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45일간의 회생 및 정리 기간을 주었지만 실효를 거줄지 알 수 없다. 저축은행도 기업이기 때문에 살기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회생 처럼 저축은행도 워크아웃(Workout)을 도입해야 한다. 워크아웃은 채권 상환 유예를 통한 인출의 유예 조치와 협조 융자, 출자 전환을 통해 다시 은행을 살려 주는 것이다.
저축은행도 정부의 자산이며 국민의 자산이다. 무조건 퇴출하기보다 기업의 워크아웃 제도를 적용해 도입 및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IMF 당시 무분별한 은행의 합병으로 인해 회생 가능한 은행들이 사라졌다. 이번의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은행을 살려보는 방법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