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샷을 기다리고있는 유소연.[사진=KLPGA]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기본적인 규칙도 모르고 어떻게 미국LPGA투어에서 뛰겠다는 것인가’ ‘큰 무대로 나가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아라’
올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유소연(21·한화)이 또한번 골프규칙 위반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주니어선수 정도면 누구나 아는, 어이없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내년 미국무대 진출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이트진로챔피언십 3라운드가 열린 15일 블루헤런CC 12번홀(파4). 유소연의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 뒤쪽 벙커 바로 앞에 멈췄다. 벙커 주변이어서 그런지 볼 뒤 15cm지점에 모래가 흩어져 있었다. 유소연은 세번째 샷을 하기 직전 손바닥으로 세 번 볼 뒤 모래를 치웠다. 그 장면은 중계를 하던 TV에 방영됐다.
모래는 그린에서만 ‘루스 임페디먼트‘(나뭇잎·솔방울·돌멩이 등 자연장애물)로 간주돼 치울 수 있다. 그린 이외 지역에서는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므로 치울 수 없다. 치우면 라이 개선으로 2벌타가 따른다<규칙 13-2>. 선두를 달리던 유소연은 2벌타를 부과받고 선두에 3타 뒤진 2위권으로 처졌다.
지난 7월 그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자 방송·신문 할것없이 ‘찬사’ 일색이었다. 최고 권위를 지닌 메이저대회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당시 기자는 그에게 ‘쓴 소리’를 했다. 그가 메이저대회 1승에 그치지 않고 아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청야니의 뒤를 잇는 세계적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규칙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난히 규칙과 관련된 소문과 해프닝이 많았고, 페널티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기우(杞憂)라면 좋았으련만 불행하게도 현실이 돼버렸다. US여자오픈 우승 후 두 번이나 터무니없는 규칙위반을 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불상사는 지난달 그의 스폰서가 주최한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일어났다. 파3홀에서 그의 티샷이 물이 없는 워터 해저드에 멈췄다. 라이를 관찰하던 유소연은 볼 주변에 있던 ‘뜯긴 덤불’(루스 임페디먼트)을 두 어 차례 치웠다. 그런 후 클럽헤드를 볼 뒤 잔디에 대 어드레스를 하고는 샷을 했다. 그러자 동반 플레이어 최나연이 “해저드에서 치기 전에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웠다”고 어필했다. 유소연은 2벌타를 받았고 그 홀 스코어가 트리플 보기가 되면서 선두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볼과 루스 임페디먼트가 동일 해저드에 있을 경우 그 안에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는 치우거나 접촉할 수 없다.
그는 “순간적으로 착각했다”고 말했지만, 웬만한 골퍼라면 다 알고 있는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당시 그가 볼을 치기 전에 클럽헤드를 풀에 댄 것도 규칙위반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유야무야 넘어갔다.
유소연은 2008년 KB스타투어 대회에서는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 볼 처리를 잘못해 실격당한 적이 있다.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 볼을 할 경우 1벌타 후 종전 쳤던 지점으로 가지 않는 한 벙커내에 드롭해야 한다. 그러나 유소연은 버젓이 벙커밖에 드롭했고 이 사실이 나중에 알려져 실격처리된 것.
유소연은 메이저 챔피언이 된 후에도 기본적인 규칙을 간과해 두 번이나 벌타를 받았다. 모두 ‘해외 토픽’감이 될 정도로 어이없는 부분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가 골프규칙에 자주 발목이 잡히는 것은 규칙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방증이다. 세계 톱랭커가 되려는 선수들은 기량 향상에 쏟아붓는 노력 못지않게 기본(규칙·에티켓)을 다지는데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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