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고호곤(61) 삼성공조 회장의 장남인 고태일(23)씨가 지난 6월 말 3%에 불과했던 지분을 2배 이상 늘리며 처음으로 5% 이상 주주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고호곤 회장이 창업2세인 점을 들어 일찌감치 3세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지분 인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태일씨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시간외매매와 장내매수를 통해 2만522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고씨가 보유한 총 지분은 49만272주(발행주식대비 6.03%)로 지난 2008년 하반기 처음 지분을 매입한 이후 처음으로 지분율이 5%를 넘어섰다.
고 회장을 제외하고 친인척이 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공조가 지난 8월 제출한 2011 회계연도 반기보고서에서는 고씨 지분은 25만759주(3.09)에 불과했다. 3달 만에 무려 2배 가까이 지분이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다른 친인척들은 지분을 늘리지 않았다.
고 회장도 같은 기간 3만9650주를 매입해 251만9770주(31.01%)를 보유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은 지난 6월 말 36.67%에서 41.42%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5% 이상 지분을 가진 특수 관계인이 없던 상황에서 고 회장 아들이 지속적인 지분 매입으로 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오른 것은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고태일씨가 대학생이라는 점에서 지분을 사들인 주체는 고 회장이거나 회사라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공조 관계자는 "경영권 강화와 지분 안정을 위한 차원에서 지분을 적극 매입한 것이지 3세 경영을 위한 의도가 있는 지분 이동은 아니다"라며 "최근에 투자채권 등 금융상품의 만기가 돌아와 이 자금을 이용해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자동차부품제조업체 삼성공조는 지난 2분기 43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회사 주가는 지난해 말 7800원에서 6460원으로 17.18% 하락했다. 삼성공조 2대주주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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