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을 바라보는 운용사·자문사의 온도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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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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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바라보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간의 시각 차이가 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스팩 지분을 팔고 있지만 투자 자문사들은 스팩주를 매입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자본환원율이 대폭 높아진 탓에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자문사들은 원금 보장이 가능한 스팩이 현재 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됐다.

17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9월 중 현대드림투게더스팩의 주식 7만5044주를 7차례에 걸쳐 처분했다. 지분율은 6.78%에서 4.57%로 낮아졌다.

한화SV명장제1호스팩과 교보KTB스팩에 대해서도 각각 1만2418주(0.29%), 10만6802주(1.58%)를 처분했다. 우리스팩1호와 신한제1호스팩에 대해서도 9월 들어 각각 11차례씩 소량 매도가 이어졌다. 두 스팩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16.81%,17.45%로 떨어졌다.

히든챔피언제1호스팩의 주식 6만8370주(0.42%)를 장내에서 처분, 지분율을 18.54%로 줄였다. 동양밸류오션스팩에 대해선 4만3775주(0.89%)를 처분했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제1호스팩, 대우증권스팩 등에 대한 매도가 줄을 이었다.

반면 머스트투자자문은 지난 13일 현대증권스팩 1호(현대드림투게더기업인수목적) 지분을 추가로 매수해 교보생명보험을 제치고 1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5.86%에서 12.75%로 지분율이 늘었다.

이외에도 머스트투자자문은 케이비게임앤앱스스팩 지분도 15.63%(자기계정 2.64%) 보유해 최대주주다. 하이제1호스팩 지분도 지난 3월 5.04%(자기계정 0.54%) 사들여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스팩주 지분을 매도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자본 환원율을 10%로 높인 탓이다.

자본 환원율은 비상장기업의 가치평가를 하는 데 적용되는 일종의 할인율로, 연간 10억원을 버는 기업의 수익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자본 환원율 5%를 적용하면 200억원으로 평가받지만 10%를 적용하면 기업가치가 100억원이 된다.

일반 IPO로 상장하면 주가가 1만원은 되는데 스팩과 합병하면 자본 환원율 적용으로 기업가치가 낮아져 7000원 수준밖에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스팩들이 인수대상 기업을 찾기 어려워 스팩의 투자매력이 떨어졌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처음으로 스팩 펀드를 조성했을 정도로 관심이 컸던 만큼 제도 개선과 수익률 회복에 대한 의지가 크다"며 "스팩펀드 운용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문사들이 스팩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무휘험 차익거래가 가능한 덕분이다. 공모 금액을 95% 이상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원금 보장이 가능해 공모가를 밑도는 스팩은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실제 머스트투자자문의 현대증권스팩1호 매입가는 5275원으로 공모가 6000원보다 저렴하게 매입했다. 하이제1호스팩과 케이비게임앤앱스스팩 매입가도 각각 공모가 보다 싼 수준이다.

거기에 합병 이슈가 나오면 스팩 주가는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도 껑충 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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