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판기업조차 '돈줄' 막혔다…LG전자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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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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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국내 대기업조차 '돈 줄'이 마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탓에 회사채 발행 규모를 대폭 늘렸고 단기차입도 확대했다.

단기차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LG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불황이 장기화되면 다른 대기업 역시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측치를 내놓은 83개 상장사의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연결재무제표기준) 전망치는 7월 말대비 40%이상 급감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에서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제외한 것이다. 이는 기업 차입금을 제외한 보유현금으로 회계에선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합해서선 구한다.

분석대상 기업들의 올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는 7월 말 74조4989억원에서 13일 현재 42조9902억원으로 42.29% 줄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8.29%가량 늘었지만, 세계 경기 악화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7.90%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었는데 반해 투자활동이 늘어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해당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심각한 경영난을 맞게 된다.

지난 7월 말 이후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적자로 전환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과 CJ E&M, 현대상선, 삼성물산, 한국가스공사, 서울반도체, 한화, LS산전 등 12곳으로 굵직굵직한 기업이 많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잉여현금흐름이 440억원 흑자에서 1472억원 적자로, 삼성물산은 3004억원 흑자에서 2042억원 적자로, CJ제일제당은 1621억원 흑자에서 1525억원 적자로, 현대상선은 2248억원 흑자에서 1764억원 적자로 각각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적자가 아니면서 증가세를 나타낸 기업은 83곳의 15.7%인 13곳에 그쳤다. 나머지 84.3%가 적자 또는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삼성전자의 잉여 현금흐름 전망치는 5조3395억원으로 7월 말 5조9311억원보다 9.97% 줄었다.

현대차(-83.47%), 현대중공업(-51.55%), 하이닉스(-46.81%), LG화학(-54.44%), 현대모비스(-43.94%), 롯데쇼핑(-66.85%), 호남석유(-43.48%), 현대건설(-80.75%) 등 대부분 간판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7월 말보다 악화했다.

돈줄이 막힌 대기업들은 차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30조925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6조1777억원)보다 18.1%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는 14일까지 2조190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주요 기업그룹 가운데 LG그룹은 3분기에 1조800억원을 공모회사채시장에서 조달했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 3800억원, LG디스플레이 3000억원, LG유플러스 2000억원, LG실트론 2000억원 등이다.

한진그룹은 8000억원을 발행했다. 계열사별로는 대한항공 6000억원, 한진해운 2000억원이다. POSCO그룹 7700억원, 한국전력공사 7500억원, SK그룹 7500억원, 롯데그룹 6700억원도 각각 자금을 각각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번주(17~21일) 회사채 발행계획은 모두 40건 2조2942억원이다. 이는 지난주 17건, 1조1500억원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기업별로는 삼성물산 4000억원, 쌍용양회공업 500억원, 두산건설 1000억원, SK 1500억원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2일 5년 만기로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경기가 부진했던 2009년 4월 5000억 원 어치를 발행한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주로 대기업이 단기차입을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 발행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증권사들을 통한 기업들의 CP 발행잔액은 63조7489억원으로 작년 말 47조843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번주 회사채 발행 규모가 3주 만에 다시 2조원대를 넘는다"며 "만기도래 채권 상환 수요와 저금리 여건을 활용한 선 자금 확보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지난 21일 실적악화로 재무상태가 나빠진 LG전자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무디스도 LG전자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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