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경쟁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제1야당인 사회당의 대선 후보로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표가 선출되면서다.
현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과 일부 군소정당을 제외한 상당수 정당들이 대선 후보를 지명하거나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우파 진영에서는 극우당인 국민전선(FN)의 후보로 마린 르펜 대표가 일찌감치 올초 대선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기독민주당은 크리스틴 부탱 사무총장을 지난 6월 후보로 확정했다.
최근 ‘사르코지 음해사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도미니크 드 빌팽이 공화국연합(RPR) 후보로 출마할 것이 유력시되며, 공화시민운동(MRC) 명예총재인 장-피에르 슈벤망(72) 상원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좌파 진영에서는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 외에, 녹색당에서 에바 졸리 대표가 후보 지명을 받았고, 좌파전선의 장-뤽 멜랑숑 대표도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노동자투쟁당 후보로는 나탈리 아르토가 나설 예정이고 극좌파정당인 반(反)자본주의신당(NPA)에서는 포드자동차 프랑스공장 노조 간부인 필립 푸투가 후보로 지명됐다.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집권당 UMP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출마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의 후보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당내에 뚜렷한 대항마가 없어 내년 초쯤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임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프랑스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 각종 추문으로 지지율이 낮아 적당한 타이밍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상정한 현재까지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올랑드 후보가 여유있게 1위를 달리는 가운데 2위를 놓고 사르코지 대통령과 국민전선의 르펜 대표가 각축을 벌이는 3파전 양상으로 나오고 있다.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만이 결선투표에 진출하기 때문에 사실 사르코지 대통령이나 르펜에게는 2위 싸움에 치중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르펜 대표는 지난 1월 당 대표에 취임한 직후 극우 색채를 뺀 공약으로 우파 진영을 파고들면서 명실상부한 대권 선두주자군에 포함됐으며, 한때는 1차투표에서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면서 사르코지 대통령을 탈락시킬 수도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집권당에서는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가 오브리를 비롯한 다른 사회당 후보들보다 훨씬 더 온건한 우파 성향이라는 점에서 중도표를 빼앗기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집권당과 사르코지 진영에서는 여권 성향 유권자들의 표 분산을 막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대선에서 좌파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가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에게 1차 투표에서 뒤지며 탈락한 ‘학습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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