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국토부, 재검토 지시에 "부산시, 해운업계 진퇴양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10-17 1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해운사, 원가절감위해 유류중계기지 설립 필요<br/>-부산시 "수리조선소와 유류중계기지 모두 추진 어렵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해운사들의 숙원인 부산신항내 유류중계기지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기지 설계비용으로 이미 150억원이 투입된 상태여서 설립이 무산되면 관련 기관 간의 뜨거운 책임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운사들은 원가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기지 건설까지 좌초되면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신항을 관할하고 있는 부산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시는 현재 신항 내 수리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유류중계기지 설립이 늦어질 경우, 두 사업을 같은 시기에 추진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류중계기지가 절실한 이유

국내 선사들의 연료비 비중은 매출원가의 15~20%, 운항원가의 25~30%로 용선료에 이어 가장 많다. 해외보다 가격도 비싸다. 선박연료유를 독점하고 있는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공급가격에 운송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형선사들은 해외 유류중계기지를 이용한다. 해외는 국내보다 t당 40달러 가량 저렴하다. 이들 지역을 경유하는 선박을 활용, 연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선사는 국내 정유사가 공급하는 선박연료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일본 등 인근 지역에서 선박을 운항하고 있어 해외 유류중계기지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산신항에 유류중계기지가 건립되면 국내 선사의 연료비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지난해 국내 선사의 선박연료유 소비량은 약 1200만t 수준이다. 이중 국내 수급량은 전체의 30%인 400t이며 해외에서는 800만t을 공급받았다.

이번 사업에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한진해운 관계자는 "부지 재선정에 대해 현재 당사자들이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면서도 "유류중계기지 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모두 필요한 시설이지만…"

부산시는 부산신항을 아시아의 물류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관련 시설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유류중계기지는 부산신항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대형 수리조선소도 부산시가 공들여 추진한 사업이다. 지리적 이점과 사업성을 고려할 때 부산신항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선사들은 선박을 수리하기 위해 중국·베트남 등 해외 수리조선소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류중계기지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부산시가 진퇴양난에 처했다"며 "현실적으로 두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