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현_01A Sound-View_2011_린넨위에 면천, 린넨, 소목으로 물들이고 인두로 태움 91x117cm.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점은 선의 시작이다. 단순하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담아낸 '점'을 이용한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삼성동 인터알리는 김기린, 김동유, 서동억, 염기현, 윤종석, 이지현, 이철희, 최수환, 정태섭 작가등 총 9명 작가의 작품 50여점을 오는 11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점 그리고..'를 주제로 열리는 이 전시는 다양한 재료와 독특한 작업으로 탄생된 작품들로 ‘점’이 연결되고 반복, 집적되어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다.
이철희 06 Winners face hapburn 720 2011 steel oil on canvas 72x72cm. |
미세한 구멍의 점을 뚫는 최수한, 윤종석은 주사기로 점을 찍고, 염기현은 인두로 지져 점을 만든다. 이철희 작가는 기계적 타공으로 섬세한 빛과 오돌토돌한 질감, 구멍의 겹침을 통한 다양한 색의 변조가 펼쳐진다.
이들은 수만번의 반복과 철저한 노동을 기반으로 '점'작업을 수행처럼 구현해내고 있다.
전형적인 원형으로서의 ‘점’이 아닌, 다른 형태의 ‘단위’로 점의 효과를 추구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는 정태섭, 김동유, 서동억, 이지현의 작품도 만나볼수 있다.
정태섭은 땅콩, 고동, 소라 등을 점처럼 기본 단위로 뢴트겐 기법을 이용하고, 초상 작업으로 유명한 김동유는 작은 단위의 패턴 안에 초상을 그려, 한 화면에 두 개의 다른 초상이 공존하게 한다.
서동억은 키보드라는 레디메이드의 특성에 집중한다. 매우 인공적이라 할 수 있는 키보드는 일정한 단위들로 변환되어 과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재현해 내고 있다.
이지현은 작은 단위들을 구성해 작품을 완성하는 것 보다는 ‘책’이라는 오브제를 해체하여 결과적으로 단위를 탄생시킨다. 온전한 책을 수천, 수만 번 두드리고 쪼아대는 작업의 과정은 조심스러운 해체의 과정이자 성스러운 복원의 과정이기도 하다.
김기린 Inside, Outside 1999-2000 oil on nvas 162x115cm. |
재불 작가이자 모노크롬 1세대인 원로작가 김기린은 사물의 안과 밖의 동시적 지각현상에 대한 개념들을 반영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에게 점은 철저한 사유 과정이자 50년 화업 속에서 통달된 응축과 여유의 대상이다.
인터알리아 양현숙 큐레이터는 "마치 수도승되기를 자처한 듯 혼신의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 완성된 작품들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 정도로 노동의 혼을 담고 있다"며 " 국내 현대미술작가들이 열정으로 구사한 ‘점’을 통해 회화의 기법과, 개념, 철학적 맥락 등을 이해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02)3479-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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