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위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내년에도 수익성 악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와 기업·외환은행 등 국내 6개 주요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1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유로존 위기 등으로 국내 경제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대출 증가율이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침체는 가계 소득 감소로 이어져 대출 부실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손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까지 누적 대손비용률(전체 대출 중 대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0.73% 수준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3~4분기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대손비용률이 최고 0.15%포인트 오른 0.8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대손비용률은 1.14%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대손비용률이 0.1%포인트 오르면 은행 전체 순이익은 8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 증가로 인해 1조2000억원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과 주가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이익 감소분까지 합치면 1조5000억원 정도의 순이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대손비용률이 1.2%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럴 경우 순이익 감소폭은 3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수 있어 대출 부실화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은행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대손비용률 상승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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