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한·미 FTA 두고 '충돌'… 비준안 상정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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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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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선 여야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극명한 의견 대립으로 맞섰다.

정부·여당 측은 한미 동맹관계나 양국의 이익균형을 따져봤을 때 양적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내다본 반면, 야권 측에선 조약의 지위 문제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촉매제가 된 미국의 금융시스템 등을 문제 삼았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피해 예상 업종에 대한 보호대책을 두고도 서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1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한미 FTA 비준안 끝짱토론을 열고, 찬반 양 진영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찬성 측에서 최석영 외교통상부 한미 FTA 교섭대표와 이재형 고려대 교수가, 반대측에서 송기호 변호사와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등 양측 전문가가 2명씩 참석해 찬반 입장을 개진했으나 입장차가 분명했다.

최 교섭대표는 "한미 FTA는 기존의 한미동맹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채널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 중 9가지는 참여정부때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서명후 평가한 보고서에는 '대단히 잘된 협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야권이 미국법과 충돌하는 한미FTA는 무효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미 FTA를 각자의 법체계에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점을 간과한 주장으로, 미국 국내법이 한미 FTA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며 "한미 FTA가 한국 법률에 우선한다는 주장도 오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 변호사는 "미국의 이행법안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조약의 지위를 한미 FTA에 부여하지 않고 있다"며 "똑같은 협정이 한국에서는 법률의 지위를 갖게 되지만 미국에서는 법률보다 못한 지위밖에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도 "지금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망한 시스템을 수입해 우리가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겠느냐. 복지국가의 가능성을 없애는 이런 한미 FTA는 필요없다"고 역설했다.

이날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한미 FTA 체결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외업종에 대한 대책 마련과 비준안 상정에 나선 국회 지식경제위도 여야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한미FTA는 정당이나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과 국민경제 차원에서 의사일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법안 상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정부가 중소유통상인 대책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만 상정하면 중소상인 대책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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