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차관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가, 이 회장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횡령ㆍ뇌물공여 및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이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에게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이 회장의 폭로로 촉발된 이번 의혹 사건 수사가 핵심 당사자인 두 명의 사법처리로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회장이 제기한 의혹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 대한 상품권 제공 △현직 검사장급 4명을 상대로 한 금품로비는 입증 자료가 없거나 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에 대한 향응 제공 의혹은 추가 조사의 여지가 있지만 역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차관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이 회장과 자주 접촉하면서 문화부 차관 등으로 재임할 때 1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받은 뇌물에 포괄적인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이 회장은 SLS그룹의 자산상태를 속여 12억달러의 선수환급금(RG)을 수출보험공사로부터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SLS조선은 지난 2009년 건조능력을 초과해 물량을 수주하고 자금을 끌어들였으나 그해 하반기 들어 선박 인도가 지연됐고, 결국 계약 취소로 이어졌다.
이는 이 회장이 선수환급금을 모기업인 SLS중공업으로 빼돌리면서 건조자금이 부족해진 데다 노조 파업이 겹친 결과라는 게 검찰과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 회장은 아울러 9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비자금은 지난 2009년 창원지검 수사 당시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신 전 차관을 통해 곽 위원장과 임 비서관에게 5000만원어치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상품권 사용자 추적 결과 허위로 나타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회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곽 위원장 등은 앞서 이 회장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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