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해남 땅끝마을, ‘소규모 맞춤개발’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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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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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얼마 전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5시간 가량 달려 차에서 내리니, 강한 바닷바람이 찌뿌둥한 몸을 흔들어 깨웠다.

대한민국 영토 최남단에 위치한 땅끝마을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기념비가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섰다. 전방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쾌청한 날 운이 좋으면 제주도도 보인단다.

아래로 내려오니 건어물을 파는 노점상들과 슈퍼들이 늘어서 있었고, 관광객들과 흥정을 벌이기도 했다. 좀 더 벗어나 송지면 일대를 둘러보니 수많은 주택들과 민박업소가 얽혀 있었다.

이곳의 풍경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받치고 있는 땅끝마을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면 이 같은 옹기종기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해남군은 지난해 땅끝마을 일대를 종합관광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군은 2020년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땅끝마을 4개 구역에 미니어쳐랜드, 다목적 광장 및 공연장, 테마파크, 골프장, 리조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체계적 관리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람냄새 나던 한적한 시골마을이 사라져버리게 될까봐 우려된다.

아니,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계획만 잡아놓고 주민들은 내몬 채 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개발계획만 세워놓은 채 토지보상, 사업자금 문제 등으로 정체를 겪고 있는 곳들이 한둘이 아니다. 해남과 가까운 영암 일대 대규모 레저도시도 F1경주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태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 등은 도시정비사업 시 철거 위주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특성을 유지하는 ‘소규모 맞춤개발’ 방식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방식을 일부 대도시 주택밀집지역에만 아니라, 땅끝마을 같은 관광지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사업비와 개발 잡음을 줄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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