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시작한 이 시인선은 1970~80년대를 거치며 전통 서정시에서 전위적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숱한 스테디셀러를 냈다.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약 30만부),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2만부),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0만부) 등이 세월을 넘어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김광규의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정현종의 ‘한 꽃송이’,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등이 이 시인선을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문학과지성사는 400호 기념으로 ‘내 생의 중력’을 출간했다. 301~399호에 실린 시인 83명의 시 중에서 골라 실었다. 100호, 200호, 300호 때도 시선집 형태로 발간됐다.
이번 400호의 테마는 ‘시인의 초상’으로, 시인선 1호를 낸 황동규와 시력이 50년을 넘는 마종기를 비롯해 김혜순, 최승자 등의 시가 실렸다. 1990년대부터 한국 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함성호 박형준 이원 김소연 김행숙 김민정 등의 시와 2008년 등단한 ‘샛별’ 유희경의 시까지 아우르고 있다.
시인선 400번대 시집은 군청색이 표지 테두리를 장식한다. 그동안 황토색(1~99호), 청색(100~199호), 초록색(200~299호), 밝은 고동색(300~399호) 등 100호 단위로 표지 색깔을 바꿔왔다. 또 표지에 실리는 시인의 캐리커처도 이제하 시인이 계속 그릴 예정이다. 21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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