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53.04%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둬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중도좌파 성향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1차 투표에서 50%이상의 득표율로 사회주의자인 에르메스 비네르(68) 산타페 주지사를 크게 물리쳤다. 차기 정부는 오는 12월10일 출범한다.
아르헨티나 플로렌시오 란다소 내무장관은 이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득표율 53.04%로 쉽게 승리했다”고 밝혔다. 출구조사에서는 최대 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TN과 C5N 등 아르헨티나 TV 방송들은 공식적인 중간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을 전했다. 비네르 주지사는 16.9%에 그쳤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차 투표에서 특표율 45% 이상을 기록하거나 득표율 40% 이상이며 1위와 10%p이상 차이가 나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다. 따라서 과반수를 넘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는다.
이번 53.04% 특표율은 1983년 군사독재정권 후 민주주의가 회복된 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지금까지 최고 득표율은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이 1983년에 기록한 51.7%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승리로 1년 전 숨진 남편이자 전임자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임기까지 합쳐 총 12년간 한 집안에서 장기 집권하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이번 승리는 경제적 부흥을 이끌었다는 점이 국민들의 신뢰를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대신 정부 지출을 늘리는 등 아르헨티나식 처방전을 내놓아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2001년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던 아르헨티나는 최근 들어 연 8%에 가까운 경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연방 상·하원에서도 범여권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의회도 장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는 총 257명의 연방 하원의원 가운데 절반인 130명, 72명의 연방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24명, 23명의 주지사 중 9명을 각각 새로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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