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기업은 불안정한 경영환경에서도 선전한 모습이었다. 특히 ‘투톱’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홀로 빛난 삼성전자·현대차
삼성전자는 2분기 만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제품(세트) 판매를 늘리고 이를 통해 다시 부품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호 시너지 효과가 차별화된 실적 달성의 이유다.
삼성전자는 28일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1조2700억원, 영업이익 4조2500억원, 순이익 3조4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3%, 23% 감소했다.
통신과 반도체 부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통신의 경우 매출 14조90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 올랐고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스마트폰은 하이엔드 대표 모델인 갤럭시SⅡ의 본격적인 글로벌 확산과 보급형 모델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동기대비 약 300% 수준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9조4800억원, 영업이익 1조5900억원을 기록했다.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54% 감소했다.
반면 일본·대만 반도체업체들은 삼성전자와의 ‘치킨게임’에 패하며 생사기로에 놓여 있다.
대만 업체인 난야는 3분기 매출이 73억2300만 대만달러, 영업손실이 98억2000만 대만달러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엘피다도 451억8000만엔 적자를 기록, 역대 최악의 분기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질주도 멈추지 않았다.
현대차는 3분기 매출 18조9540억원, 영업이익 1조9948억원, 순이익 1조918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9%, 당기순익도 20.7% 늘었다.
판매는 99만1706대를 기록, 1년 전과 비교해 9.6% 늘었다. 내수 판매는 16만6332대로 집계됐다. 국내생산 수출, 해외생산 판매는 각각 27만7673대와 54만7701대다.
◆“실적은 안 좋지만…선전했다”
삼성전자에 비해 부진했던 LG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3분기 만에 다시 적자(영업손실 319억원)로 돌아섰지만, 당초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다. 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으로, 대만·일본 반도체기업보다는 적자 폭이 적었다.
조선업체들도 부진한 실적속에서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표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5377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다.
그럼에도 지식경제부와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은 3분기 중 247만CGT(전체의 50%)의 신조선을 수주함으로써 137만CGT(27.8%)의 중국과 52만CGT(10.5%)의 일본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STX팬오션 등 국내 해운사들도 적자전환이 예상됐지만 그 규모는 해외 선사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병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해운시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효율성 높은 선박을 확보한 선사들만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이 예상된다”며 “한진해운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밖에 환율급등으로 실망스러운 3분기 실적을 내놓은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도 원가절감에서 나서면서 4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