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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1, C-Print, 100x200cm, 2011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이 세상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한 장소를 볼 땐 위, 아래, 앞, 뒤 온몸으로 쳐다보잖아요. 어느 한 면만 잘라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인식해야지요.”
'동그란 사진작가' 주도양(35.동국대 겸임교수)은 한 장소에서 카메라를 360도 회전시켜 수백장의 사진 이미지를 얻고 이를 다시 일일이 이어붙여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다. 완성된 작품속 이미지는 동그란 원이 탄생되고 흔히 볼수 있는 일상의 풍경들이 마치 외계행성같은 모습으로 탈바꿈된다.
네모난 사진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작품은 혁신적이고 독특한 회화처럼 보인다. 지난 4~5년전 미술시장 호황기때 그의 획기적인 사진은 신선함을 쫓는 컬렉터들을 자극, 미술시장 인기작가로 떠올랐다.
사진작가 주도양이 2년만에 오는 11월 3일부터 'Oculus'를 타이틀로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에서 9회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자신의 동그란 사진에 대해“우리가 풍경 사진이나 여행 사진처럼 앞과 뒤, 위와 아래가 다 편집돼버린 상황에 길들어서 내 작업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는 이미지를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한 곳에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위, 아래, 옆, 뒤 등 사방의 장면을 촬영해 하나의 화면으로 구축하는 작업”이라는 것.
"내 작품이 신기해보인다고 하지만 그건 원근법적 시각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저는 카메라라는 혹은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사진을 표현의 도구로 혹은 재료로 볼 뿐입니다. 그래서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쉬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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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 C-Print, 100x200cm, 2011 |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사진은 독학을 했다. 덕분에 '그림같은 사진'은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회화는 이런 것, 사진은 저런 것이라는 장르의 구분을 뛰어넘고 싶었어요. 회화는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옮겨오는 작업인데 그런 의미에서 제 작업도 사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회화인 셈이죠.”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전시 서문에서 "사진은 외부세계를 재현하지만 사실은 어느 한 시간을 찍는 것이다. 그 시간에 따라 세계의 모습은 계속 바뀌고 지연된다"며 "주도양의 사진은 무수한 시간 속에 잡힌 풍경이 계속 접속되고 분열되듯 나아가면서 원형으로 이어져 그 모든 익숙함을 흔든다"고 밝혔다.
'붓 대신 카메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검은바탕의 정방형의 이전 작품과 달리 원의 핵심은 가운데서 유지한채 프레임까지 확산돼 더욱 회화작품같이 보인다. 전시는 11월23일까지. (02)542-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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