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號 시정 3대 원칙은?..'개방·소통·현장'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폐쇄에서 개방으로, 단절에서 소통, 탁상에서 현장으로…’

취임 3일째를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문하는 공직사회의 변화상이다. 취임 후 첫 정례간부회의가 열린 2일 오전 박 시장은 회의장에 모인 간부급 공무원들에게 6가지 인사 원칙을 제시했고, 큰 틀에서는 3가지 형태로의 변화상을 주문했다.

6가지 인사원칙은 ‘공정, 소통, 책임, 감동, 공감, 성장’ 등이다. 이를 토대로 박 시장이 요구하는 바람직한 조직 시스템은 ‘개방·소통·현장’ 중심 3가지로 요약된다.

◆폐쇄 아닌 개방으로 = 박 시장은 우선 폐쇄적인 조직을 개방형태로 바꿔야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의 이에 대한 의지는 이날 회의에서도 잘 나타났다. 이날 정례간부회의는 고위직 간부들만 모여 보고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각 방으로 방송을 내보내 하위직 공무원들도 모두 회의내용을 알 수 있도록 개방했다.

박 시장은 또 일반 시민들에게 정보공개 원칙을 세울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이날 정보화기획단장의 보고 이후 “지금은 정보를 요청하면 공개하는 포지티브 방식인데, 앞으로는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등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는 게 원칙인 네거티브로 바꿔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공개된 정보는 시민과 전문가, 기업들이 정보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스스로 활용하면서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특히“공약에서 서울시 정보소통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행정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이라며 공약실천계획을 밝혔다.

◆단절에서 소통으로 = 박 시장은 이날 첫 정례간부회의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바로 ‘소통’이다. 공무원과 시민들 사이의 소통뿐 아니라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인사원칙과 관련해서도 그는 권위 의식을 가진 사람보다 낮은 직급의 공무원과 소통을 잘하는 사람, 결과에 대해서 엄격하게 평가하는 사람을 우선시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말미에서는 “첫 정례회의인데 보니 너무 딱딱하다. 저쪽 뒤에 있는 사람은 내가 잘 볼 수도 없다. 회의장소 등 개선이 필요하다. 시간제약이 있겠지만 가능한 토론형식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경직되고 단절된 형태의 공직문화를 소통 형태로 바꾸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박 시장은 또 “공무원들과 소통하고 동시에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서울시장실을 늘 개방해놓겠다”며 “이는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시장은 시장실을 소통 가능형태로 꾸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사장을 만나 이런 콘셉트로 시장실을 꾸며줄 것을 주문했다.

윤 사장은 과거 박 시장의 평창동 희망제작소 사무실도 소통과 투명성을 상징하는 유리와 거울을 이용해 제작한 바 있다.

◆탁상에서 현장으로 = 박 시장은 이날 공무원들에게 현장으로 나가 시민들의 소리를 들을 것을 주문했다. 이는 서울시장 당선 첫날부터 계속 해온 현장방문, 민생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당선 첫날인 27일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 영등포 쪽방촌을 시작으로 현장방문을 연일 이어갔고, 2일 새벽에는 관악구 서원동의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찾아 미화원들과 길거리 청소를 함께하며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박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시민이 즐겁고 행복해야만 우리가 하는 일이 보람될 것이다”며 “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살피는 여유를 가지기 바란다.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인사원칙에서도 이 부분을 명확히 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현장 중심의 역동적인 공무원은 가산점을 주겠다”며 “현장에서 시민을 세심히 배려하는 공무원 중심의 감동 인사와 공감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운영에 있어서는 “서울시 부채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 시민 체감도 낮은 사업은 정리 또는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공무원들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고단한 삶에 작은 위로가 되도로 해야한다”며 “예산은 부족하겠지만 시민들의 삶을 다가가서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함께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달라진 서울시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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