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그리스에 최후통첩...“구제금융안 서명안하면 80억유로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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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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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EU가 이달로 예정된 8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급 보류하는 초강수를 두며 그리스를 상대로 압박에 나섰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칸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등과 회동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그리스가 지난달 결정된 구제금융안에 서명하고 국민투표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EU와 IMF가 6차분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그리스가 우리와 여정을 함께할 것인지 아닌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와 함께하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하자면 존중해야 할 규칙이 있고, 이를 어기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리스가 지원금 수령에 앞서 긴축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 역시 그리스가 다른 EU 회원국들에 사전 통보 없이 국민투표를 결정했다며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에 해당한다"며 그리스가 긴축정책 이행과 유로존 잔류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프랑스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불확실성을 축소한 뒤에나 이사회에 6차분 지원금 지급을 고려하라고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 이사회는 이달 중순 회동을 갖고 그리스에 대한 6차분 구제금융 가운데 IMF의 몫을 지원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EU 회원국들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파판드레우 총리는 국민투표를 가능한 한 빨리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다음 달 4일께 투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얀스 키스 데 야거 네덜란드 재무장관 등 EU 회원국 관계자들은 국민투표 때까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일부 G20 회원국 정상들은 3일 오전 다시 모여 그리스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7일 회동을 갖고 그리스 이외의 다른 유럽국 경제위기와 관련된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국민투표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성격의 절차인지를 두고 EU 회원국과 그리스, 금융시장 등에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파판드레우 총리는 “확실한 발언을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번 국민투표가 오로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만이 아닌 유로존 잔류를 원하는가에 질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이 “유로존에 남길 원한다고 믿는다”며 “그리스인들은 현명하고 국가의 이익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가 유로존 잔류 여부를 선택하는 성격을 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국민투표는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된 것이지 유로존 탈퇴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국민투표의 시기와 목적이 파판드레우 총리가 귀국한 이후에나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국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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