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에 액정표시장치(LCD)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상장사가 실적관련 언론 인터뷰를 했다가 납품단가를 30%이상 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퍼지자 A사는 LG디스플레이 측으로부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납품단가를 내려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코스닥업체 사장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대기업 ‘대리님(?)’이라는 소리가 있다”며 “대기업 하청으로 있는 업체 사장들이 섣불리 언론 인터뷰를 하거나 공시를 잘못 띄우면 바로 대기업 대리로 부터 전화가 걸려와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투자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가 필요하지만 제품 납품 대기업 ‘눈치’를 보느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재무구조가 좋고 수익률이 높은 대기업 하청 코스닥사들이 결국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IR업체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업체들이 적극적으로IR 준비를 하다가도 대기업 눈치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매출과 수익성 모두 좋은 흑진주같은 업체들이 투자자에게 IR 한번 제대로 못한 채 코스닥 디스카운트까지 받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우경 한국거래소 시장지원팀장은 “대기업하청 코스닥사들이 겪은 고충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관계에 대한 거시적인 해결 없이는 거래소 입장에서도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검토는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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