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다양한 제품이 단 하나의 운영체제를 갖고 있다”면서 “애플 사용자는 (단일 OS의 장점인) 제품 간 호환기능을 바탕으로 애플만 구매하는 충성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브랜드는 기술적 부분이 아니라 우월한 사용성을 바탕으로 소비자 만족을 실현하며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엘리엇 전 수석부사장은 이에 견줘 삼성의 고객은 휴대전화에서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고 컴퓨터에서 윈도를 사용한다는 점을 지적해 각기 다른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삼성 제품 사이의 호환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그는 또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IT 시장에서 휴대전화·컴퓨터·태블릿 등 다양한 제품끼리 호환되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절대로 애플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애플 마니아들처럼 줄을 서서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4S’를 구입했는지 묻자 “예약주문을 했기 때문에 줄을 서지는 않았지만 ‘아이폰4S’를 샀다. 새로운 음성인식 기술과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고 답해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여전한 제품 충성도를 과시했다.
한편, 그는 현재 이슈가 되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 “개인적으로 양사의 소송전에 승자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애플은 경쟁사가 디자인을 도용한 데 대해 언짢아(upset)한다”고 말해 은근히 애플 편을 들었다.
상징적 존재였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의 향후 모습에 대해서는 “애플에는 개발 진행 중인 제품이 항상 2~3년치 있으며, 스티브 잡스의 혁신과 창의적 기업정신이 최소 3~5년 동안 애플에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새로 애플의 사령탑을 맡은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에 대해 “잡스가 일선에서 물러선 지난 3년간 애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애플은 팀 쿡을 중심으로 하는 팀워크에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 식 리더십을 소개한 책 ‘아이리더십(iLeadership)’의 공저자이기도 한 그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리더를 키우는 비결을 다름 아닌 ‘제품 중심’과 ‘고객 중심’에서 찾았다.
그는 “리더들 자신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제품의 열혈 사용자가 돼야 디자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며 “기업 조직을 꾸리는 데 있어서도 제품 중심으로 능력 있는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엇 전 수석부사장은 이달 중 한국을 방문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최로 10일 서울 경희대에서 열리는 테크플러스 포럼에서 ‘아이리더십’과 관련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9일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웅진씽크빅·전경련 국제경영원이 공동 주최하는 ‘CEO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잡스 없는 애플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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