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기갑’, FTA비준 축하리셉션장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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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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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기자) 미국 의회 의사당의 캐넌 빌딩 345호실 코커스 룸에서 2일(현지시간) 오후 주미대사관이 주최한 리셉션이 열렸다.

미 의회가 지난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처리한 것을 기념해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한미 FTA를 계기로 한미동맹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리셉션에 참석한 의원중 뜻밖의 의원 한명이 눈에 띄었다.

한미FTA 가장 강력하게 반대했던 마이크 미쇼드(민주.메인) 의원이었다.

그런 그가 한미 FTA 비준을 축하하는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예상밖이었다.

한미 FTA 반대에 워낙 완강한 입장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백악관으로 직접 불러서 설득을 시도했던 의원이기도 하다. 미쇼드 의원은 줄곧 한미 FTA 협정 수정과 재협상 필요성을 주장하며 반대입장을 피력했었다.

미쇼드 의원은 한미 FTA를 가장 선두에서 반대한데다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흡사해 FTA 비준정국에서 ‘미국의 강기갑 의원’이라고 불렸다.

강 의원보다 두 살 아래로 1955년생인 미쇼드 의원은 메인주 시골마을 메드웨이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제지공장 노동자로 취업해 29년동안 일했다.

1980년 25세때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낮에는 의정활동, 밤에는 공장노동일을 했다. 미 철강노조(USW)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 주 상원의원, 주 상원의장을 거쳐 2002년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한 노동계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자신이 일했던 공장이 폐쇄됐는데 그 이유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이라는 인식때문에 무역협정(trade deal)에는 강력하게 반대하는 노선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한미 FTA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하원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한미 FTA 표결을 앞두고 대표 반대 토론자로 미쇼드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줄 정도로 반(反) FTA의 상징적 의원이다.

그런 미쇼드 의원이 이날 의회 한미 FTA 축하 리셉션에 나타나 한덕수 대사에 악수를 건넸고, FTA 반대 입장을 돌리기 위해 자신에 대한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에 그친 주미대사관 외교관들을 격려했다.

또 비록 자신이 반대했지만 비준이 이뤄진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협력방안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다만 대사관측으로부터 다른 참석의원들처럼 연단에 올라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연단에는 서지 않겠다”며 공식적인 축사는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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