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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콧과 걷고 있는 스티브 윌리엄스(오른쪽). [미 골프다이제스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우즈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윌리엄스는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즉각 사과했다. 그러나 우즈 개인의 문제를 벗어나 ‘인종차별’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건드린 격이 돼 윌리엄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챔피언스에서 애덤 스콧(호주)의 백을 메고 있는 윌리엄스 4일 대회 2라운드 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그 흑인 멍청이(black arsehole)를 꺼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우즈와 결별하고 스콧과 새로 호흡을 맞춘 윌리엄스는 한 달 후인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 우승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우즈를 겨냥한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날 행사에서 그 때 발언에 대한 의미를 묻는 말에 윌리엄스는 이같이 답변한 것.
윌리엄스는 그러나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는지 곧바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캐디 시상식에서 했던 말에 대해 사과한다. 캐디들은 물론 선수들도 기다려온 행사이다 보니 농담이 많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또 “행사가 끝나고 나서야 내 발언이 얼마나 인종주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깨달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의도했던 바가 아니다”며 “우즈는 물론 내 발언 때문에 불쾌했던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우즈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 있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와 관련된 보도들이 사실이라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윌리엄스의 발언과 사과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윌리엄스가 곧바로 스콧의 백을 메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콧은 그러나 “윌리엄스의 사과를 존중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콧은 다음주 호주오픈, 그리고 그 다음주 프레지던츠컵에 우즈와 함께 출전할 예정이다. 스콧과 윌리엄스는 그 자리에서 우즈와 조우할 것이 분명하다.
우즈와 윌리엄스는 1999년부터 콤비를 이뤄 메이저 대회 13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우즈가 결별을 통보하며 12년간 이어진 인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퍼지 젤러(미국)는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첫 승을 올리자 우즈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곤욕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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