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부동산 침체, 주식ㆍ채권시장 위축으로 시중자금의 유동성이 제한된 까닭이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단기성 자금 규모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합쳐 8월 말 현재 542조7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6개월 미만 정기예금과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까지 더하면 단기 부동자금은 643조원에 이른다.
이는 7월 말(635조원)보다 8조원(1.26%) 더 증가한 것이다. 가장 비중이 큰 수시입출금식예금은 286조4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증가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81조원)과 투자자 예탁금(19조4000억원)도 2조원씩 늘었다.
또, RP(15조3000억원)는 1조8000억원, CMA(35조5000억원)는 7000억원, CD(31조1000억원)는 6000억원, 현금(36조3000억원)은 3000억원 각각 늘었다. 대신 요구불예금(100조원)은 5000억원 줄었고 MMF(38조2000억원)는 3조원 감소했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 늘어나다가 지난해 12월 말 659조5000억원에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올해 1월 654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이후 2월 649조원, 3월 644조4000억원, 4월 645조3000억원, 5월 642조6000억원, 6월 637조원, 7월 635조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다가 지난 8월에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세계 경제위기로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시중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일시적으로 대피처를 찾아든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 금리가 낮고 부동산시장이 침체 상태인데다 증권시장마저 당분간 박스권에서 맴돌 것으로 보여 부동자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증권 투자자 예탁금은 8월 말 19조4천억원에서 10월 말 20조5천억원으로 늘었고 MMF 자금도 이 기간에 55조3천억원에서 67조원으로 12조원 가량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취합한 8월 MMF는 38조원이다. 그러나 정부와 비거주자 보유분 등을 합친 규모는 55조3천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시장 불확실성의 해소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이후에나 부동자금의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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