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워 경제성 면에서 다른 노선을 압도하는 데다 최근 강원도 삼척시에 대규모 복합에너지 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동해안이 새로운 에너지산업 클러스터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 러시아산 LNG 도입 추진과정은
북한을 경유한 러시아산 LNG 도입은 지난 2006년 10월 한-러 정부가 가스분야 협력협정 및 가스공사와 가즈프롬 간 가스산업 협력의정서 체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임기 내 자주개발률 20%를 목표로 에너지외교에 전방위적인 정책을 펴온 이명박 정부 들어 발걸음이 빨라졌다.
2008년 양국 정상은 가즈프롬과 가스공급에 관한 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가스공사는 2009년 6월 가즈프롬과 공동연구협약(JSA)을 체결했고 지난해 8월에는 양사 부사장급 공동실무회의를 거쳐 PNG로드맵(안)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가스공사는 PNG 방식을 주장했지만 러시아 가스프롬이 해상운송을 포함한 LNG 방식을 선호하면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남북 간 첨예한 긴장관계 등 정치적인 이유도 가스전 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올해 3월 가즈프롬이 PNG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양국 정부에 북한 리스크를 우선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삼척생산기지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평택 등 수도권 지역으로의 라인 개설이 가져올 수 있는 정치적 부담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2013년부터 3년에 걸쳐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건설, 2017년부터 가스 공급을 시작하는 로드맵을 소개했다.
당시 설명을 들은 이 대통령은 “북한의 두 차례 도발로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핵 등 북한 문제 해결에 러시아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한 경유 가스관의 안전성을 러시아가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 삼척 에너지클러스터 구축 최대장점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및 종합발전단지, SNG(합성천연가스) 플랜트 건설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3개 사업의 규모는 11조원에 이른다. 1·2단계 사업으로 총 5조9000억원이 투자되는 종합발전단지는 259만㎡ 부지(육상 1601㎡, 해상 98만㎡)에 5000MW급 발전소 7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가스공사가 건설하고 있는 LNG생산기지는 2015년까지 2조7000억원을 들여 98만㎡ 부지(육상 34만㎡, 해상 64만㎡)에 저장탱크 12기와 접안설비 1선석, 방파제 1.8km를 건설한다.
한국가스공사 삼척생산기지 건설 조감도 |
가스공사는 중동 및 동남아 국가에 편중된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재 가스도입 방식과 로드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 간 긴장 완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러시아산 LNG 도입은 블라디보스톡 나홋카항을 출발해 평안남도 원산, 강원도 철원을 경유해 삼척으로 파이프라인을 놓는 방식이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타당성을 얻고 있다.
삼척시가 포스코파워와 8조원대에 달하는 '청정에너지단지(Clean Energy Complex)' 개발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도 발전에 필요한 LNG 수급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관측에서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으로 들떠있는 강원지역은 러시아산 가스관 최종 귀착지로 삼척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반색하고 있다.
낙후됐던 동해안 지역이 남북관계 긴장해소의 첨병역할과 함께 에너지복합단지 구축 등으로 새로운 에너지메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긴장의 상징이랄 수 있는 강원 지역이 러시아산 가스관 도입의 귀착지로 결정될 경우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반드시 이곳으로 유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 PNG 도입방식 장기 경제성 탁월
가스공사가 지난해 4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PNG 방식은 투자비가 34억 달러에 그치는 반면 LNG선을 이용했을 경우 러시아 나홋카항과 삼척항 등 항만건설등에 68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운영비 역시 PNG 방식(25년 운영 시)은 14억 달러, LNG 방식은 각각 158억 달러로 경제성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수송단가 역시 mmbtu(47.667mmbtu=0.73t) 당 0.31대 0.94로 약 세배가량 PNG 방식이 저렴하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북한을 통과한 PNG 방식이 타 방식에 비해 경제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면서 "이같은 안을 토대로 가스 도입 로드맵 수립과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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