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나라당은 비준안 처리와 관련, 10일을 넘길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나라당이 쇄신안 논의를 비준안 처리 이후로 미룬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는 민주당 등 야당과의 협상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최대한 신속한 처리를 바라는 청와대의 입장, 집권 여당으로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야당에 계속 끌려 다니고 여론의 눈치만 본다는 일각의 지적 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지도부는 7일 소득없은 야당과의 협상에 종지부를 찍고 신속 처리 방침을 굳혔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FTA 문제는 국익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그래서 이젠 더이상 늦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주무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당 등 야당이 외통위 전체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만큼 제3의 장소에서 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노당이 상임위 전체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국회에 여유 있는 공간이 많다”며 “상임위는 회의장이 의미가 없다. 상임위원장이 여는 곳이 곧 상임위”라고 말해 회의장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권 관계자는 “일단 외통위에서 처리를 한 후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게 도리”라면서 “외통위 차원의 비준안 처리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여건이 성숙할때까지 비준안 처리를 24일 본회의나 아니면 아예 12월로 늦춰 새해 예산안과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솔직히 내년 예산안, 당 쇄신 등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며 “무리하게 FTA비준안을 처리한다면 몸싸움을 불가피하고 더욱 국민에게 불신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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