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당의 청와대 ‘쇄신’유도는 사실상 실패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7일 “당내 소장파들이 이 대통령에게 국정전반의 정책기조 변경을 건의했는데 당내에선 ‘너희만 살겠다는 거냐’며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수도권 소장파와 친박근혜계 의원 등 25명이 △대통령 대국민 사과 △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 폐기 △인사쇄신 △비민주적 통치 개혁 △권력형 비리 근절 등을 요구한데 대한 당 지도부의 냉담한 반응을 겨냥한 것이다.
김 의원은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등 강도 높은 방식으로라도 요구 사항을 관철 시키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 사이에선 이들의 요구가 공허한 메아리라고 평가 절하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역대 정권 말기에 비해 여당의 쇄신요구는 극히 제한적이고 낮은 수준”이라며 “이유는 단 한가지다. 어떤 쇄신 요구를 해도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도 여권은 추진력을 잃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 처리안과 12월 국회 처리안을 놓고 확실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도 의원들에게 서한만 보냈을 뿐 대면접촉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형식적 설득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FTA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컨트롤 타워’로서 청와대는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국회 설득 작업을 정무라인에만 맡겨놓고 대통령·정책 실장 등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때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통한 국회 비준 압박 방안도 검토됐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의 결단을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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