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을 조합해 만든 메르코지가 금융 시장이라는 화력을 등에 업고 유럽 최장수 집권자인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 내 3위의 경제국인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 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긴축 예산안을 마련했으나 야당과 연정 참여 소수 정당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긴축 예산안을 8일 의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지만 연정 내부 의원들의 이탈이 이어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며 야당은 오는 10일 총리 불신임 동의안 제출을 추진 중이다.
더 타임스는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6%를 웃돌면서 금융시장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며 "총리가 이너서클에서조차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도메니코 롬바르디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확실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이탈리아 정부를 원한다”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개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제 금융 시장은 보다 개혁적인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이탈리아 정부가 난국을 타개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전날 “이탈한 의원들이 되돌아올 것으로 보이며 의회 내에서 아직 다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임 의사가 없음을 분명
히했다.
이 신문은 8일 예정된 긴축 예산안에 대한 표결에서 여당 내부 반란표가 얼마나 나올지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진퇴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20표 가량으로 예상되지만 40표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고 전했다.
억만장자인 베를루스코니는 미성년자와의 숱한 성추문 등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탈리아를 사실상 17년 6개월간 이끌어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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