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달 말 ‘2012년 경영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내수 자동차 시장을 158만대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인 160만대보다 1.1% 못 미친다. 지난 2008년(-4.5%) 이후 4년 만의 감소세다.
자동차 판매감소는 이미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10월 내수 자동차 판매는 12만9212대로 전년동기대비 7.9% 감소했다. 연구소 역시 4분기 판매 감소로 1~9월엔 전년동기대비 5.2%(119만대) 성장한 데 반해 올해 10~12월을 포함한 전체 판매는 지난해보다 2.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를 제외하면 감소세는 이보다 더 빠르다. 수입차는 올해 11.9% 증가(10만8000대), 내년에도 7.4% 증가(11만6000대)로 전망됐다.
연구소 측은 “경기 부진과 가계부채 확대, 주요 차급의 신차효과 악화로 2008년 이후 4년 만에 판매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특히 사상 최고조인 가계부채가 증가가 가장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차 역시 올 연말 기아 경차 큐(프로젝트명), 내년 초 기아 대형 세단 오피러스 후속 등이 출시 예정이지만 주요 차급이 아니란 점 때문에 시장 성장을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각 업체들은 내년 한 해 동안 수출 등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한EU FTA에 이어 한미FTA도 국회 통과만을 남겨두는 등 시장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해외생산 대수를 늘리고 있으며, 내수 위주던 르노삼성이나 2009년 법정관리로 어려움을 현대·기아차는 이에 해외생산 대수를 늘리고 있으며, 내수 위주던 르노삼성이나 2009년 법정관리로 어려움을 겪었던 쌍용차도 지난해부터 이어온 수출 확대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연구소 역시 올해 지난해보다 11.8% 증가한 310만대를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3.4% 늘어난 321만대로 전망했다. 내년 현대차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이 가동되는 등 해외 현지생산이 늘어나는 걸 감안하면 실제 해외판매는 이보다 더 많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부터 해외공장 최대 생산대수가 올해보다 55만대 이상 늘어난 374만대가 된다. 해외생산 능력이 국내 최대 생산가능대수(350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것이다.
한편 내수 자동차판매 감소세와 대조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올해 4.3% 성장한 7535만대, 내년에도 다시 4.2% 성장한 7855만대(미국ㆍEU 중대형상용 제외)가 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특히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인 미국이 5.8% 성장한 1342만대, 유럽(EU) 역시 성장세로 돌아서 올해보다 1.6% 늘어난 1545만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신흥시장 성장세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매년 10% 이상 폭발적인 성장세로 지난 2009년부터 세계 1위 시장에 등극한 중국은 2.4% 증가에 그친 1850만대로 전망됐다. 실제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 10월 전월대비 7.6% 하락한 124만8800대에 그치며 올들어 최대 마이너스 성장폭을 기록했다.
환율 역시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소는 내년 원달러 환율을 올해 평균인 1110원(전망치)보다 40원 낮아진 107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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