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전년대비 CPI상승률은 7월 6.5%로 정점에 도달한 뒤 8월 6.2%, 9월 6.1%로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가 지난달에는 5.5%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보면 10월 전년대비 CPI상승률은 9월대비 무려 0.6%P가 하락한 것이지만 10월 물가는 9월대비 0.1% 상승했다.
이같은 현상은 통계상 착시효과일 뿐이며 중국의 물가상승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물가상승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9월 3.6%였던 전년대비 CPI상승률은 다음달인 10월에 4.4%로 급등했다. 이후 11월에는 5.1%로 올랐고 12월에는 4.6%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5%에서 6%선을 유지하며 고공행진했다. 결국 지난해 10월부터의 물가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올해 10월의 물가상승폭이 통계상 작아보일 수 있다는 것.
10월 중국 물가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여전히 식품이었다. 식품 가격은 전년대비 11.9% 올라 전체 소비자 물가를 3.62%P 끌어 올렸다. 이중 돼지고기 값은 38.9% 올랐으며 계란은 12.6%, 수산물은 12.4% 각각 상승했다. 다만 식품가격은 9월대비 0.2% 하락했다. 하지만 이 역시 9월달의 전달대비 식품가격 상승률이 무려 1.1%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의미있는 하락세는 아니라는 평가다. 10월달의 비식품 분야의 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7%였다.
CPI의 선행지수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보다 더 긍정적이다. 10월 전년대비로 5.0% 상승하는데 그쳐 시장 예상치 5.8%를 크게 밑돌았다. 전달대비해서는 0.7% 하락해 올들어 첫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향후 중국의 물가가 더딘 증가율을 보낼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물가상승세가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당국은 긴축정책을 당분간 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통화긴축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동시에 집값 상승 억제, 한계기업 퇴출을 통한 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 겸 칭화대학교 중국·세계경제연구중심 주임 리다오쿠이(李稻葵)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급선무가 통화긴축 여부가 아니라 경제구조와 발전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미 시작한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루정웨이(魯政委) 싱예(興業)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아직 전면적인 통화정책의 완화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성 대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마지막주 중국 4대 은행의 신규대출이 급증했고 연말 2개월간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한 은행에 대해 대출규모를 확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NG의 팀 콘든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선택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면서 금리인상 등 추가적인 통화긴축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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