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 당국은 9일 0시 16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화성 위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 호와 중국의 첫 화성탐사선 잉훠(螢火) 1호를 동시에 제니트-2SB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브스-그룬트 호는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9일 오전(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포포프킨 러시아 연방 우주청장은 “위성의 자체 엔진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화성으로의) 비행 방향을 잡지 못했다”며 “현재 위성이 지구 궤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로켓 운반체 발사와 위성과 로켓 분리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이후 정상 궤도 진입을 위해 작동해야 하는 위성의 자체 엔진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포포프킨 청장은 “현재 위성과의 교신은 유지되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위성의 축전지 연료가 모두 방전되기 전까지 3일간의 시간 동안 새로운 비행 프로그램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태양계 행성 탐사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50년전 인류 첫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한 우주 강국이지만 태양계 행성 간 프로젝트에서는 미국에 뒤처져, 1986년 금성과 핼리혜성 탐사선인 베가 1호와 베가 2호 이후 좌절을 거듭했다. 특히 화성 탐사는 1988년과 1996년 등 여러 차례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중국도 최초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 톈궁(天宮) 1호 발사와 연이은 선저우(神舟) 8호와의 도킹 성공의 여세를 몰아 첫 화성 탐사에 도전했다.
이날 발사된 잉훠 1호는 발사 1시간 뒤인 오전 5시(중국시간) 현재 순조롭게 비행 중이라고 중국 우주당국이 밝혔다.
질량 115㎏, 높이 60㎝, 너비 75㎝ 규모에 설계 수명이 2년인 잉훠 1호는 앞으로 약 1년간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 및 주변 우주공간 환경에 대한 관측활동을 시행한다. 중점 관측 대상은 화성 상층부의 대기 환경과 전리층, 자장 등이며 해상도 200m의 화성 전면 사진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에 잉훠 1호를 러시아 로켓에 실어 쏘아 올렸지만 이와는 별도의 독자적인 화성탐사선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어 2013년께엔 독자 발사체를 이용해 화성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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