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일 “국제 석유시장이 이란이라는 ‘숙적’을 다시 발견했다”며 “석유 거래인들에게 서방세계와 이란 사이의 벼랑 끝 전술은 익숙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3가지 요소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상황이 위험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 북아프리카·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이미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들의 비축한 석유량이 현저히 적어 상승의 ‘출발선’이 과거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공습설이 제기되자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초 이후 16%나 상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란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석유 수출국이고 만날 1550만배럴의 석유가 운반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진 나라라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신문은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짧게나마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상황이 석유 거래인들 사이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 소재 컨설팅업체인 래피던 그룹이 석유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래피던 그룹은 현재의 수급 상황을 감안했을 때 내년 3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습을 단행할 경우 국제유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물었다. 응답자들은 공습 직후 배럴당 평균 23달러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포함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61달러 올라 역대 최고치인 175달러까지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며 일부에선 175달러나 올라 배럴당 290달러까지 치솟을 공산이 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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